외할아버지께서는 7일이 지난 다음 장에 다슬기 한 말을 팔러 나가셨다. 모가지에 끈이 묶인 항아리 두 개에 반말씩 나누어 담았다. 나귀는 다슬기 한 말을 가볍게 등에 메고 콧노래를 부르며 꽃향기 그윽한 오솔길을 걸어간다. 외할아버지는 장터에 도착하자마자 어두운 다갈색 다슬기 한 말을 낯빛이 다슬기보다 더 어두운 다갈색인 일본 순사에게 비싼 값에 팔았다. 도르메방앗간 일꾼들 열 두 명이 일주일간 주운 누런 다슬기는 얼마 만큼인지 아무도 모른다. 방앗간 일꾼들은 외할아버지를 생명의 은인으로 믿고 따랐고 흰구름 마을에서 금은 일본 놈들과 괴물들 말고는 거래가 불가능했다. 금은 일본인이 독점해야하는 물건이었고 조선인이 가지고 있는 것은 범죄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외할아버지는 금을 팔아서 돈을 벌 생각이 애당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