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할머니는 물을 알고 계셨다. 할머니는 물을 통해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마음의 눈을 가지고 계셨다. 할아버지께서는 할머니에게 항일무장투쟁을 함께 했던 동지들과 가족들이 터를 찾아 달라는 부탁을 했다. 할머니는 물에게 물어 개마고원의 호수를 찾았다. 할머니께서 찾은 호수 '백두연'은 신기하게도 호수로 들어오는 물길은 여러 개가 있지만 백두연에서 나가는 물길은 없다. 더욱 신기한 것은 할머니의 고향 바이칼에만 살고 있는 물개가 백두연에도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확인할 길은 없지만 백두연은 바이칼호수와 땅 속 물길로 이어져 있을지도 모르겠다. 할아버지와 함께 백두연에 정착한 가족들은 정치사상과 이념에 환멸을 느낀 사람들로 구성되어있다. 일본제국주의의 폭력성에 환멸을 느끼고 아나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