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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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이가 달걀을 먹지 않겠다고 말한 이유는?

강아지들을 찾으러 옆 마을에 갔다가 작은 연못에 거위를 키우고 있는 시인의 집에 들렀습니다.거위들이 어찌나 예쁘던지 현이도 거위를 키워보고 싶어 하길래 봄이 오면 알을 얻어다가 부화를 시키자 했습니다.거위가 알에서 깨어날 때 현이가 앞에 있으면 새끼거위는 현이를 엄마로 알고 잘 따른다고 일러줬습니다.현이는 매일 거위알 앞에 있겠다고 합니다. 거위는 40일 정도 지나야 알에서 깨어난다고 알려주니 그러면 알이 조금 움직이면 하루종일 알을 지켜보겠답니다.   하지만 지난 봄에 부화에 실패한 경험이 있어서 달걀을 먼저 가져다가 병아리를 부화시켜 보자고 제안했습니다.현이는 무척이나 좋아라합니다.좋아서 재잘재잘거리던 현이가 갑자기 생각에 잠긴 듯 조용합니다.그날 저녁 엄마가 차려준 국수에 달걀이 들어있는 것을 본 ..

가족의 힘

14살 차이가 나는 어린 동생의 학예회가 열리는 날 아홉 식구가 다 모였습니다.아이들이 어린 시절에는 온 식구가 모여 밥을 먹고 잠을 자고 함께하는 날들이 많았지만 세 아이들이 대학생활을 시작하니 온 식구가 모이는 일이 연중행사가 되었습니다.어린 동생의 재롱잔치에 함께하자는 제안을 하지 않았지만 큰형과 누나들은 시간을 맞추어 모두가 모였습니다.춤추고 노래하는 동생들을 바라보는 형과 누나들은 추억을 사진에 담느라 아니 마음에 담느라 바쁩니다.베이스기타를 연주하는 동생이 기특하고 수줍음이 많아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던 동생이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모습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습니다.재롱잔치가 끝나고 서로 바쁜 일정으로 기념사진도 찍지 못했지만 참으로 행복한 날이었습니다.나이팅게일 선서를 하는 큰오빠큰..

이별은 익숙해지지 않아!

일요일 아침 10시"오늘은 왜 이렇게 일찍 가?""엄마 일정 때문에 일찍 가야 해, 다섯 밤만 자고 나면 72일 동안 현이랑 같이 있을 수 있어.""그리고 또 떠날거잖아! 왔다가 떠나고 또 왔다가 가고 꼭 그래야 해?""응 누나는 공부도 해야 하고 어른이 되어가고 있으니까."일곱 살 꼬마와 누나의 대화가 참 눈물겹습니다.매일 누나와 함께 있고 싶은 현이는 누나가 기숙사로 가는 날이면 늘 침울합니다.휴게소 편의점에서 숏다리 오징어를 샀습니다.기숙사로 가는 길에 항상 들르는 휴게소 편의점에서 현이는 누나에게 줄 오징어를 샀습니다.5일 동안 조금씩 나누어 먹으면 현이가 누나를 데리러 가겠다는 말과 함께 누나 가방에 오징어를 넣어주는 현이!숏다리 한 봉지는 뜯어 누나도 주고 아빠도 주고 현이도 다리 하나를 입에..

오디와 보리수

뽕나무에 오디가 많이 달려 지난주에는 누나와 맛있는 행복을 누렸습니다.매일 밭에 가서 식물들이 자라는 것을 관찰하다가 뽕나무를 올려다보니 오디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보리수 열매는 높은 가지에 달린 열매부터 빨갛게 익어갑니다.현이는  잘 익은 열매를 따서 엄마에게 가져다 줍니다.잘 익고 좋은 것들은 엄마에게 가져다주는 것이라 생각하는 현이는 참 기특하지요.현이는 물렁물렁한 보리수 열매를 한 움큼 엄마에게 가져다주고는 반찬통을 가져왔습니다.보리수도 따고 얼마 남지 않은 오디도 따서 모으더니 생각에 잠깁니다."아빠! 보리수는 누나가 오면 익은 것들이 더 많아지겠지? 그러니까 보리수는 우리가 먹고...... 음" "그렇겠지?""아빠! 오디는 따로 모아서 냉장고에 넣어 둬야겠어! 누나가 올 때는 오디가 하나도 ..

누나의 화분

누나 기숙사 창가에 두려 했던 화분2주 전에 누나는 기숙사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너무 아깝다며 아빠에게 화분을 사 달라했습니다.무엇을 심을까 고민하다가 아무것도 심지 못하고 그냥 마루에 굴러다니는 신세가 되었지만요.시험기간이 다가온 누나는 2주 동안 집에 오지 못합니다.평소 같으면 누나와 함께 해야 할 금요일에 누나가 없습니다. 마루에 굴러다니는 화분을 보니 현이는 또 누나 생각이 납니다.아빠는 밭에 물을 주고 현이는 종이비행기를 날리다가 잘 자라고 있는 방울토마토를 발견한 현이는 화분에 방울토마토잎을 심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토마토잎을 따서 심으면 버드나무처럼 뿌리가 새로 나오지 않을까?누나와 화분, 방울토마토와 누나, 현이의 눈이 반짝입니다. 누나가 올 때까지 잎이 시들지 않으면 뿌리가 나올 거라..

망고주스는 눈물을 참을 수 있게 한다.

진안에서 누나 기숙사까지 가는 길누나를 사랑하는 현이는 일요일 오후가 되면 말 수가 적어집니다.하루종일 바쁘게 움직이고 웃고 떠들던 현이가 일요일 오후가 되면 ㅠㅠ.이번 일요일은 조금 더 우울합니다. 누나가 시험공부를 해야 해서 11 밤을 자야 만날 수 있으니까요.누나 기숙사로 가는 길 현이는 자동차가 거의 쉬지 않는 휴게소까지 아무 말 없이 창밖만 바라봅니다.무슨 생각을 하는지 잠을 자는지 물어봐도 아무 대답이 없습니다.휴게소에서 내려 넓은 주차장에서 현이가 만든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누나에게 재롱을 부립니다.웃고 웃으며 멀리 원을 그리며 나는 종이비행기를 자랑하면서도 마음 한 켠은 좀 어두워 보입니다.종이비행기를 실컷 날리고 누나 손을 잡고 차에 타려다가 누나가 현이의 마음을 읽었는지 망고주스를 사주겠..

진아의 힘

빈자리는 사랑을 느끼게 합니다.진아가 여행을 떠난 다음 날부터 동생들은 매일 지각을 합니다.학교에서 돌아올 때에는 내일도 지각을 할 예정이라는 말을 합니다.매일 아침 늦잠을 자는 동생들을 일어나라고 다그치는 일은 항상 진아의 몫이었습니다.현이에게 묻습니다. "왜 아빠가 깨우면 안 일어나지?"현이는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대답합니다. "아빠가 깨우면 다시 잠이 와!"학교에 지각을 하면 안 되는 진아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동생들을 깨우지만 기다림에 익숙한 아빠는 자장가를 부르듯 아이들을 깨우니 당연한 일이겠지요.동생들은 오늘도 지각을 했습니다.지각놀이를 하면서 진아누나가 잘 놀고 있는지 묻고 또 묻습니다. 오늘은 진아누나가 뭘 하며 보내는지 묻고 밥은 맛있는지 묻고 합니다.늘 함께 있을 때는 소중한 줄 모르고 티..

가족의 힘(진아의 여행을 함께 준비하는 동생들)

동생들과 여행을 함께 준비하는 진아몇 달 동안 진아가 설레어하던 여행을 떠나기 전날 아이들 모두가 분주합니다.진아는 여행 준비물을 빠뜨리고 가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진서에게 도움을 청합니다.현이는 덩달아서 신이나 누나에게 가장 중요한 약을 챙겼는지 묻고 또 묻습니다.진서는 양말, 속옷, 치약, 칫솔, 비누, 샴푸 자질구레한 위생용품을 챙겨줍니다. 정작 여행을 떠나는 진아는 동생들의 도움으로 먹을 것만 챙기고는 천하태평입니다.평소에는 가끔 투닥거리다가도 별 일이 생기면 이렇게 힘을 보태는 것이 가족인가 봅니다. 아빠는 흐뭇한 시선으로 아이들을 바라보기만 합니다.멀리 있는 오빠도 언니도주말에 알바를 하느라 집에 오지 못하는 오빠는 용돈을 보내주고 언니는 개인 위생용품을 사주었습니다.아빠는 새벽에 출발하는 진..

현이는 아빠를 놀라게 해요.

유치원에서 팔을 물려온 현?현이가 유치원에서 동생에게 팔을 물렸다며 보여줍니다.오동통한 팔뚝에는 이빨자국이 선명합니다.만들기 놀이를 하다가 옆에 있던 동생이 갑자기 물었답니다. 아이들이 하는 행동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겠지만 이유야 어찌 되었건 팔이 저렇게 될 지경이면 많이 아팠겠다싶어 눈살이 찌푸려집니다.동생도 현이에게 뭔가 못마땅한 구석이 있었겠고 현이는 그 상황을 지나 왔으니 옳고 그름을 따지지는 말아야겠지요."우리 현이 동생이 물어서 놀라기도 하고 많이 아팠겠구나?" 하고 물으니 현이는 표정이 어두워지면서 한동안 말이 없습니다.한참이 지나고서야 돌아온 현이의 대답이 아빠를 놀라게 합니다."음...... 린이가 모르고 진서누나 손가락을 물었을 때 정도 아팠어."현이의 대답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있습..

누나가 떠준 물

진아가 물을 찾아요.현이는 진아누나를 데리러 가는 길도 좋아해요.진아가 차에 타자마자 "아빠! 물 있어?" "응 여기!""이 물 정수 언니가 떠 준 물이잖아. 안 먹어 현이가 아끼는 물이잖아!"대화가 참 재미있습니다. 진아도 현이의 마음을 읽고 있습니다.어제 누나를 기숙사에 데려다 주면서 이런 일이 있었지요.누나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눈물이 그렁그렁 하더니 "누나랑 조금 더 놀다가 집에 갈까?" 했더니 펑펑 울면서 "빨리 집에 가!" 울고 있는 현이를 달래는 누나는 동생이 안쓰러워 기숙사로 들어가지 못하고 현이 등만 토닥거립니다.큰 울음이 지나고 훌쩍거리는 현이가 목이 마르다 합니다."누나가 물 떠다 줄까?" "응" 누나가 떠다 준 시원한 물을 마시며 울음을 그친 현이는 누나에게 손을 흔들고 집으로 출발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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