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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고사를 마치고 12일만에 집으로 돌아온 대학생 누나가 기숙사로 돌아가는 날 현이는 눈물샘이 터졌습니다.
다섯밤만 자고 나면 현이 만나러 간다는 누나의 말에 누나가 보이지 않는 의자 뒤로 숨더니 조용히 눈물만 떨굽니다.
현이를 키워준 누나를 유난히 잘 따르는 것이야 당연한 일이겠지요.
이런 저런 이야기로 말을 걸어도 호기심 수다쟁이 현이는 대답이 없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한 시간 동안 너무나 조용한 현이가 낯설어 자꾸 말을 걸어도 5일을 초 단위로 계산하고 있는 현이는 너무나 진지합니다.
아직 숫자를 종이에 써서 계산하는 법은 모르지만 머리로는 계산이 빠른 현이는 60초, 60분, 24시간, 5일을 진지하게 계산하고있습니다.
관심을 돌리려고 비행기 이야기를 꺼내고 엄마가 무엇을 사오라 했는지 물어도 대답이 없습니다. 1시간이 지나 마트에 도착해서야 "이제 대충 119시간 남았지?" 하면서 씨익 웃습니다.
아이들이 특별히 관심을 보이는 대상이 다 다르고 특이하지만 현이는 유독 시간에 민감한 아이입니다. 현이는 약속에 지나치게 예민한 아이여서 요즘은 시간 약속을 할 때마다 10분 정도는 빠를 수도 느릴 수도 있다는 말을 꼭 합니다.
공룡에 대한 호기심에서 생물해부에 대한 호기심으로 지금은 비행기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 현이가 시간과 약속에 대해서는 약간 무뎌질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아빠는 조금은 멀리서 조금은 허술한 울타리로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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