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가는 길

어느 가족의 이야기

이별은 익숙해지지 않아!

솔바위 2024. 6. 18.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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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10시

"오늘은 왜 이렇게 일찍 가?"

"엄마 일정 때문에 일찍 가야 해, 다섯 밤만 자고 나면 72일 동안 현이랑 같이 있을 수 있어."

"그리고 또 떠날거잖아! 왔다가 떠나고 또 왔다가 가고 꼭 그래야 해?"

"응 누나는 공부도 해야 하고 어른이 되어가고 있으니까."

일곱 살 꼬마와 누나의 대화가 참 눈물겹습니다.

매일 누나와 함께 있고 싶은 현이는 누나가 기숙사로 가는 날이면 늘 침울합니다.

휴게소 편의점에서 숏다리 오징어를 샀습니다.

기숙사로 가는 길에 항상 들르는 휴게소 편의점에서 현이는 누나에게 줄 오징어를 샀습니다.

5일 동안 조금씩 나누어 먹으면 현이가 누나를 데리러 가겠다는 말과 함께 누나 가방에 오징어를 넣어주는 현이!

숏다리 한 봉지는 뜯어 누나도 주고 아빠도 주고 현이도 다리 하나를 입에 물었습니다.

오징어다리를 물고 있으면 눈물을 참을 수 있으려나?

휴게소에서 기숙사까지는 너무나 가까워 마음이 좀 그렇습니다.

누나 기숙사 울타리에서 예쁜 장미 줄기를 좀 꺾고 차에서 내려 기숙사로 들어가는 누나에게 손을 흔들며 눈만 꿈벅입니다.

눈물을 참으려 오징어 다리를 깨물며 멀어지는 누나만 바라봅니다.

현이에게 헤어짐은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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